개인정보보호, 소프트웨어 정책
오라클에서 나온 제임스 고슬링
썬의 개발자 제품 그룹 CTO이던 제임스 고슬링(James Gosling)은 오라클의 썬 인수 후 오라클의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그룹 CTO를 맏고 있었으나 2010년 4월 오라클에서 나왔다. 그는 “오라클을 왜 떠났냐는 것은 대답하기 어렵다. 단지 정확함과 진실함이 득보다는 해를 더 많이 끼친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적었다.
1991년 당시 Oak란 소규모 프로젝트 그룹이 가상머신에서 구동되는 새로운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TV 셋톱박스 등의 여러 플랫폼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 작업이 자바로 진화됐고, 인터넷의 확산, 그리고 넷스케이프 브라우저에 포함되면서 급부상했다.
이로써 고슬링은 오라클의 썬 인수 후 오라클을 떠난 유명 인사 그룹에 동참하게 됐다. 약 1개월 전 고슬링은 오라클에게 있어 자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고슬링은 “오라클은 자바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자바의 전체 생태계를 강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힌 바 있으나 동시에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XML의 공동 창안자이자 최근 오라클을 떠난 팀 브레이는 트위터를 통해 “고슬링이 그렇게 오래 버티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고슬링은 2009년에 오라클이 썬을 인수했을 때 선택이 아닌 명령에 의해 오라클의 직원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오라클에서 자바의 미래에 대하여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으나, 곧 환멸을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역할이 보잘것없이 느껴지고 오라클의 기업 문화에 마음이 불편했던 그는 오라클을 소리 내어 비판하게 되었고, 더 나가 오라클이 자바 커뮤니티에 약속을 지키길 촉구하는 티셔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바의 창시자가 권리를 박탈당한 운동가(혹은 그가 블로그에 농담으로 적었듯, 핫도그 장수)가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슬링이 자진했던 안식 휴가가 끝난다는 발표를 듣고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슬링의 새로운 직장은 다름 아닌 구글이다.
바로 이점이 한편으론 풀리지 않은 문제로 남겨졌다. 고슬링 자신은 아직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IDC의 애널리스트인 알 힐와는 이에 대해 고슬링을 “구글이라는 모자 꼭대기에 있는 깃털장식”으로 묘사하며, 구글이 자바 커뮤니티 사이에서 “지적 리더이자 마인드쉐어 리더”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함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만큼이나 관대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이 생계를 위해 일할 거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제임스 고슬링은 구글에서 맡게 될 새 역할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가?
분명 고슬링은 제안에 필요한 많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고슬링의 프로그래밍 언어 설계에 대한 경험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업체에게는 매우 귀중한 자산이 된다. 구글이 일반적으로 검색엔진 업체로 여겨지고 대부분의 수입이 광고 매출액으로 충당되긴 하지만, 구글 규모의 웹 비지니스는 대단한 성취이다.
수년 간 이 거대한 검색엔진 업체는 자사의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툴과 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그런 툴 중 하나가 쏘우잴(Sawzall)이라 불리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글의 직원인 롭 파이크와 로버트 그리즈머가 개발했다. 구글은 이를 서버 로그와 같은 대규모 데이터 셋을 내부적으로 분석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이크와 그리즈머가 켄 톰슨과 힘을 합쳐 구글의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고(Go)를 개발했다. 고는 개발자들이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를 좀 더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의 도입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자바가 C 언어의 뒤를 이었다고 여겨지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고 언어 역시 “포스트 자바 언어”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그리즈머는 이전에 자바 핫스팟 가상머신(Java HotSpot VM)을 위한 컴파일러를 연구했었다. 고슬링은 잠재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아주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그럴듯한 후보는 안드로이드이다. 모바일 기기들은 오랫동안 썬의 자바 전략에 있어서 핵심을 차지해 왔다 오라클의 수치에 따르면 30억 대의 휴대폰이 자바를 실행하고 있다. 그리고 고슬링은 모바일과 임베디드 장비들과 관련된 자바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무엇보다도 오라클을 떠난 이후로 고슬링은 아우디 TTS의 제어 시스템 개발을 도왔다. 의심할 여지없이 구글의 자바 기반 모바일 OS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경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더구나 썬의 내부자로서 고슬링은 안드로이드가 특허권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오라클의 소송에 대한 방어진을 구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고슬링의 경험이 구글에게 중요할지는 몰라도 고슬링이 오라클보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 업체에 잘 맞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실 고슬링의 관점은 구글의 전반적인 생각들과 놀라울 정도로 모순되어 보인다.
C++, 파이선(Python)과 함께 자바는 구글에서 쓰이는 가장 중요한 언어 중 하나이다. 하지만 구글은 자바 가상머신의 접근 방식에는 만족하지 않는 듯 하다. 예를 들면 구글의 많은 웹 애플리케이션의 소스 코드가 자바로 작성되지만, 그것은 보통 구글 웹 툴키트를 사용해 자바 바이트코드(bytecode)보다는 자바스크립트(xxJavaScript)로 컴파일된다.
안드로이드는 JVM을 사용하지 않고 고유의 최적화된 바이트코드 포맷인 달빅(Dalvik)을 사용한다. 또한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엔진이 개발자들에게 클라우드 기반의 자바 어플리케이션들을 설계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바의 완전한 스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비판받아 왔다.
자바 시스템에 대한 이런 대체적인 접근은 항상 고슬링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0년 베이스먼트 코더스(Basement Coders)와의 인터뷰에서 고슬링은 “내가 관심있는 모든 것은 JVM에 있다”고 말했다. 물론 견해에 대해 구글은 동의하는 것 같지 않다.
대안적인 가상머신에 관한 고슬링의 견해는 부정적이었다. 고슬링은 JVM을 능가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도로 평가되는 닷넷 CLR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자바 스펙에서 갖다 붙여넣은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그것을 개발하는데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인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고슬링은 대체로 비관적이었다. 한번은 이윅크(eWeek)에 “이런 모든 안드로이드 폰들은 양립할 수 없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세상에서는 아무도 책임질 만한 어른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구글의 법적인 지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더욱 직설적으로 “우리가 분석한 결과 안드로이드는 상당히 많은 특허권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이런 주장들을 볼 때, 고슬링이 구글을 대표해 법정에서 증언하기 위해 불러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고슬링은 구글에서 정확히 무슨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 아마도 가장 확실한 것은 고슬링 본인의 예감일 것이다. “나는 괴팍한 심술꾸러기와 어울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리라 본다.”
고슬링을 고용한다는 아이디어는 구글을 자바 커뮤니티 안에서 “지적 리더” 위치로 이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오라클이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이 자바 플랫폼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려울 것 같다. 고슬링 자신도 자바가 오라클의 수중에 남아 있는 한 그것의 미래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